색깔의 코드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도록 하려는 코드는 어떤 걸까?
글, 그림, 음악 - 수욱

1. 시작

시작

작은 우주를 줌 (zoom) 하다

나비가 낳은 알들, 이들은 흔히 잎파리 뒤에 숨겨져있다.
이렇게 나비가 숨겨놓은 알들이 모인 곳,
여기엔 매우 신비한 일들이 펼쳐지고 있다.
이 점모형으로 구성된 2D 원형구역은 기계로 수 놓은 것보다 정연하다.
이것은 바로 작.은. 우.주.이다.

"작은 나뭇가지 한 구석,
푸른 잎파리뒤 여기는
그들의 도착 지점이고
그 작은 우주의 시작이다."
"색깔의 코드" - 수욱

작은 나뭇가지 한 구석, 푸른 잎파리뒤 여기는
그들의 도착 지점이고 그 작은 우주의 시작이다.
현미경 사진을 보면 마치 막 도착한 타원형의 우주선과 같듯이 말이다.
또한 아이덴티티의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그 곳이기도 하다.
생이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의 철학적인 생각들이 은근히 진동하면서 말이다.
아라베스크 비슷한 그래픽이 질서정연히 둘러쌓여있는 그 속,
너무도 진지하다. 거기서 디엔에이의 코드가
미세한 전자적인 진동과 함께 숨어있다.

그 진동들 속에 우리가 닿을 수 없는 이 비밀같은 세계,
이를 작은 우주라 불리기엔
그 "작은" 단어가 단지 인간의 눈으로 재어낸 단순한 단어같아
왠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 우주는 "화려하고 풍만하다"는 표현을 덧붙여본다.
이 화려하고 풍만한 우주에 관해 그럼 더 가까이 생각의 렌즈를 줌해본다.

줌 인 (zoom in) 즈즈즈...

"이 화려하고 풍만한 우주에 관해
그럼 더 가까이 생각의 렌즈를
줌 (zoom) 해본다."
"색깔의 코드" - 수욱

수십 수백 개의 아라베스크 모형들 속에 이야기들이 숨겨져있다.
파르륵파르륵 톡톡톡...파르륵파르륵 톡톡톡...파르륵파르륵 톡톡톡...
푸른 애벌래에서 색색깔의 날개를 펴는 나비의 날개까지 한치의 틀림이 없이,
색들과 시간들이 조용히 코딩되고 있다,
화려하게 그리고 풍만하게.

줌 인 (zoom in) 즈즈즈...

이는 거대한 파티투어다,
기어다님, 기어다님, 꿈틀거림, 향기맡기, 비맞기, 달보기, 해보기,
초록초록 잎먹기, 잎먹기 또 잎먹기.
껍데기 만들기, 잠자기, 날개짜기, 잠자기, 날개짜기, 날개짜기....
파르륵파르륵 톡톡톡...

숨쉴 겨를 없이 마치 메트로놈에 맞춘 템포로 톡톡 톡톡 톡톡, 루프 (loop) 하고, 드르르, 작곡하고 스르르, 리쌤플하고, 츠르르!
파랑파랑 푸른하늘, 초록초록 푸른 들, 파르륵파르륵 톡톡톡...

또는, 노랑노랑 금빛태양, 붉은 붉은 저녁 노을 파르륵파르륵 톡톡톡... 츠르르르츠르르르
루프 (loop) 되고, 드르르, 작곡 되고, 스르르, 리샘플 되고, 츠르르!

쉿! 갑자기 모두 멈추고...
아주 작은 반짝신호가 "띵!",
마치 "끝!"처럼,
그게 안들려요?

쉿! 조용...

줌 인 (zoom in) 즈즈즈...

어느날 코딩이 멈출때 갑자기 그 점들은 그 작은 우주는 꿈틀거린다.
드디어 그 우주가 낱낱이 조각난다.
이건 새로운 시.작.이.다.,
아!, 행복! 모두 화려히 헤어지면서 자유로이 행진한다!
수십의 애벌래 무리들은 푸른 풀잎을 즉각 아삭아삭 훑어간다,
마치 잎에 무슨 글이 담긴 것 처럼,
더듬더듬 읽어가며 나아가 온 몸으로 삼켜버린다.
그리고 계속 또 계속 잎을 따라 질주 또 질주한다.
보인다, 작은 우주가 여러 생명체로 더 큰 세계로 흩어지고 있다.
그 작은 우주가!
아니, 그 화려하고 풍만하기만 한 우주가.

줌 아웃 (zoom out)! 끝